『곤경(窘)』의 주인공 유삼(維杉)은 북경에 사는 34세 독신남이다. 대학교수인 그는 북경을 좋아하지만 여름 방학이면 늘 우울함과 무료함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소랑(少朗)의 집에서 그의 딸과 장난을 치다가 충동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작가는 유삼의 내면과 외면의 모순적인 상황을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품위 있고 조용한 ‘중년’의 삶을 사는 주인공은 남몰래 17살 소녀 ‘지(芝)’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유삼에 대한 ‘지’의 감정은 어떤 것인지 모호하기만 하다. 유삼은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낯뜨거운 말을 내뱉고 만다. 중년의 신사로 품위를 지키는 자신과 본능에 따라 사랑을 갈구하는 자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유삼은 계속 곤경에 처한 기분에 휩싸이는데...
본명은 임휘음(林徽音). 1904년 6월 10일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 출생. 중국 최초의 여류 건축학자이자 작가. 1919년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건너갔다가 1921년 귀국했다. 192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예일 연극 대학교에서 무대미술을 공부했다. 1928년 문예지 <초록(綠)>의 창간 작업에 참여했다. 1930년 둥베이(東北) 대학, 옌징(燕京)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그때부터 신월파(新月派) 멤버로 활동하며 시, 소설, 희곡, 서신 등을 발표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 『그대는 세상의 4월 하늘이어라(你是人間四月天)』, 소설 『구십구도중(九十九度中)』, 에세이 『창 밖(窗子以外)』, 희곡 『메이전과 그들(梅真和他們)』 등이 있다. 그중 『곤경』은 1931년, 임휘인이 27살 때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